2022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는 헤겔의 변증법에 관한 지문이 있었습니다. 정립, 반정립, 종합의 변증법은 대립에서 통일로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한의학은 인체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자 합니다. 대립되는 음과 양이 서로를 없애지 않고 조화롭게 몸 안에서 공생하도록 보음, 보양하는 보약은 그 역할을 하고자 처방됩니다. 다소 추상적일 수 있는 보약의 개념을 구체적인 몸의 대사과정에의 영향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그 도움을 밝혀보고자 하는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음, 양, 기, 혈과 같은 현대인에게 낯선 개념을 생물학의 언어를 빌려 구체화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이룬 것입니다.
힘이 없고 나른하며 때론 어지럽기도 한 피로한 상태를 보면 기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기가 허할 경우 맥이 약하고 추위를 더 많이 타거나 면역력 약화로 잔병치레도 많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자연스럽게 보약을 떠올리게 됩니다.
보약은 균형을 맞춰주는 약입니다. 부족한 부분을 살려 조화로운 상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몸이라는 기계의 일부가 고장 나면 여타의 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몸의 모든 부분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장육부 혹은 음양기혈 중 부족한 부분을 채워 정상적인 몸의 기능이 회복되도록 보약은 돕습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상훈 박사 연구팀은 기를 보하는 한약의 효과에 대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밝힌 논문을 PLANTS라는 학술지에 게재하였습니다.
네트워크 생물학을 통해 기를 보하는 대표 보기제 8종의 13가지 핵심 성분이 작용하는 유전자 타깃을 찾아 보약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찾았습니다.
기를 보하는 보약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대사, 아미노산, 비타민 대사 등 다양한 대사 경로에 관여해 인체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생산하는데 기여한다는 사실이 논문에 담기었습니다. 보약을 먹으면 기운이 난다는 것은 플라세보효과가 아닌 실제 인체에 보약이 영향을 줘 일어나는 현상인 것입니다.
보약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험 준비로 힘든 수험생, 잔병치레가 많거나 성장, 식욕이 부진한 허약체질 소아, 수술 후 혹은 항암치료로 힘든 환자, 연로하여 기력이 소진된 어르신, 바쁜 일상생활과 많은 스트레스로 늘 지쳐있는 분들께 보약은 힘이 될 수 있습니다.